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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4. 28. (금) 오후 8시 영화의전당 인디플러스
부산로컬시네마데이 Busan Local Cinema Day

로컬 픽, 시간과 빛 Local Pick, Bright Time

참여 | 이준상(<새집>연출) 서한솔(<30세_남_이청대_연기영상.mp4>연출) 손호목(<너에게 닿기를>연출) 진행 | 김준희(영화활동가)

오블라디, 오블라다
개성 있는 연출자들의 세계가 계속되기를 바라며 4월의 “로컬 픽, 시간과 빛”은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안온해야 할 집이 그렇지 못한 순간, 외부의 침입자를 스릴의 요소로 이용하는 <새집>은 단편영화라는 형식과 함께 배우 배선희의 에너지가 눈에 띄는 작품입니다. 어쩌면 비슷한 테마지만 방식이 전혀 다른 <너에게 닿기를>엔 인물이 직면한 현실로부터 파생된 감정이 드라마처럼 넘실거립니다. 그 앞에서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대립항으로 두는 건 안이한 일일 것 같습니다. <30세_남_이청대_연기영상.mp4>은 장르를 욕망하며 웃음의 가치를 실현합니다. 그런 영화를 만난 관객이 할 일은 하나 뿐입니다. 기꺼이 웃는 것! <벼랑에 핀 꽃>이 영도의 풍경과 인물들의 연기를 어떤 인상으로 만들며 경계를 오가는 동안, 우리는 관습의 한계와 표현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각자 다른 이력과 시간을 가진 부산의 연출자 4인이 보여주는 단편, 독립영화의 형식을 통해 부산독립영화의 낯설고 자유로운 힘을 당신께 전하고 싶습니다.  (부산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김지연)

새집 The Nest

이준상┃극영화┃컬러┃10분┃2022┃대한민국┃15+

시놉시스   아직 가구도 들여놓지 않은 새집을 만끽하는 원우. 그때 누군가 도어락을 누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연출의도   청년에게 내 집 마련은 이제 현실에서 이루기 어려운 꿈이 되었다. 자신의 집을 꿈꾸지만 결국 갇혀버린 주인공을 통해 청년세대의 현주소를 보여주고자 한다.

프로그램노트   내 집 마련과 상대적 궁핍은 청년뿐 아니라 세대를 아우르는 화두이다. 영화 도입부의 주인공이 텅 빈 새집에서 가구배치를 구상해 보고, 애지중지 거울을 닦아보고, 배달 음식과 함께 야경을 감상하고, 거실에 대자로 누워 팔을 휘저어보는 행위로 누려보는 호사는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자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동경하는 순간을 것이다. 그런 나만의 공간에 예상치 못한 침입자가 등장하며 상황은 전복된다. 이내 좁은 간격을 두고 벌어지는 대치와 긴창은 집안의 공기를 순식간에 바꿔놓는다. 주인공의 처지를 가늠케 하는 전개는 비참한 형태로 실현되며, 새집에서 만끽한 소박한 일상이 허용되지 않는 순간 갈 곳 잃은 눈동자는 관객의 마음을 내려친다. 단편 영화 특유의 간결한 힘을 가진 영화로, 주인공 청년의 응축된 세계는 사회적 현실까지 확장하여 상기시킨다. (신나영)

30세_남_이청대_연기영상.mp4 30_

male_Lee Chung-dae_acting video.mp4

서한솔┃극영화┃컬러┃23분┃2022┃대한민국┃15+

시놉시스   청대는 오디션 지원을 위해 연기 영상을 찍어야 하는데 대사를 끝까지 치기도 전에 집으로 의문의 택배 박스가 배달된다. 이후에도 계속되는 방해공작에 청대는 연기에 집중을 할 수가 없다.

연출의도   누구나 타인을 각자의 프레임 속에서 바라보지만 그것은 그들의 극히 일부분이며 우린 그 너머의 본질올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프로그램노트   연기 지망생인 이청대는 영화 오디션을 위해 연기 영상을 의뢰 받는다. 청대에게는 중요한 기회이다. 그는 자신의 자취방에서 정장까지 차려 입고 카메라 앞에서 독백을 이어 나간다. 그가 맡게 될 배역은 연기를 지망하다가 포기하고 회사 면접을 본 취준생으로 현실의 벽에 좌절하는 역할이다. 누구보다 자신이 적임이라 생각하는 청대를 방해하는 초인종 벨 소리. 그에게 온 택배 박스에는 여성용 빨간 구두가 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다시 영상 제작을 시작하는 청대. 이번에는 설정을 추가 했다. 소주 한잔 하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대사를 하는 청대에게 이번에는 선거 유세가 그의 연기를 방해한다. 이번에는 또 누가 그를 방해할까? 그의 여자 친구다. 청대의 원룸에 그녀는 숨을 곳이 없고 그의 연기를 쳐다보는 여자 친구 때문에 집중하지 못하는 청대. 그때 여자 친구는 빨간 구두를 발견해 버린다. 30세의 이청대는 이번 오디션에 꼭 합격하여 자신의 꿈을 이어나가고 싶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현실은 그를 계속 방해한다. '녹록치 않은 현실을 이겨내며 꿈과 희망을 놓치지 않는 청년 이청대'라고 이 영화를 요약하기에는 아쉽다. 청대는 오디션 영상을 위해 오늘 하루를 다 써버렸다. 수많은 방해를 견디며 하루 종일 애를 쓴다. 하지만 현실의 청대는 연기지망생이자 백수이며 누구의 남자친구이고 누구의 오빠이기도 하다. 청대는 분명 열심히 살고 있다. 그런데 그 누가 그의 애씀을 이해할까? 청대조차 자신의 열정이 좋은 연기를 위한 것인지, 오디션 합격을 위한 것인지, 유명 배우가 되는 것인지 고민한다. 어느새 영화는 촬영 현장으로 바뀌고 카메라 앞 청대에서 현실 청대로 넘어 오는 순간, 청대는 자신의 연기를 평가할 수 없다. 선택권이 상실된 청대가 부여잡고 앞으로 나아갈 것은 무엇인가. 영화는 30세_남_이청대의 모습에 중첩시킨 현실이 아른거려 흥미로운 지점을 유발한다. (박성림)

벼랑에 핀 꽃 On The Cliff

김종한┃실험영화┃컬러┃14분┃2022┃대한민국┃15+

시놉시스   기령은 복직을 위해 김부장에게 사과하러 간다. 호목은 수능 시험에 대한 부담으로 편의점에서 소주를 사 가지고 나온다. 종한은 두려움에 같혀 있는 자신을 이겨내기 위해 벼랑으로 간다.

시놉시스   인생을 살다보면 벼랑 끝에서 바다를 볼 날이 있다.

프로그램노트   세 명의 인물이 교대로 출연한다. 기령은 김 부장에게 사과하면 사장이 복직시켜 주겠다고 하여 사과하려 간다. 호목은 8년째 응시하고 있는 수능에 대한 부담감으로 편의점에 소주를 사러 간다. 중2 때 날개가 생긴 종한은 날개의 신경을 짓누르는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벼랑으로 간다. 작은 글씨로 된 자막을 읽어야 이런 사연들을 알게 되는 세 인물들은 각기 다른 장소에 앉거나 서거나 걷거나 달린다. 그러나 영화는 작은 자막으로 상징되듯 서사의 활동에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오가는 영화를 주로 선보였던 김종한 감독이 이번에 조금 더 극영화에 접근하는 듯하나 여전히 그의 관심은 인물들이 위치하는 장소로 보인다. 조금 더 강하게 말하면 인물이나 자막은 그의 풍경 적당한 곳에 배치된다. 그러니 자막의 색깔이나 위치는 벽, 하늘, 숲 등의 배경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 종한이 입는 옷과 모자도 주된 피사체의 형태와 색깔에 따라 변색하고 달라진다. 카메라로 베어내서 만든 그의 캔버스는 여전히 유려하고 감탄을 자아낸다. 내레이션으로 오랜만에 세상을 향해 목청을 높이는 부분도 이채롭다. 감성 충만한 음악은 관객의 취향을 탈 것 같다. (이상경)

너에게 닿기를 I Wish

손호목┃다큐멘터리┃컬러┃25분┃2022┃대한민국┃15+

시놉시스   016년 2월. '306호'는 '꽃처럼 아름다운 사람'과의 계약으로 '푸른 하늘'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이곳에 살기 시작했다. 비록 전세고 작은 원룸이었지만 한 몸 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넓은 창에서 쏟아지는 햇살과 탁 트인 전경이 마음에 들었다. 내리는 햇살처럼 한동안 이 곳에서 많은 추억을 만들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단, 그 날이 오기 전까지... 2020년 2월. 모든 것이 사라진 그날. 306호'는 이곳을 떠나야 했지만 그녀는 점점 그에게서 멀어져만 갔고 결국 그에게 큰 상처를 주고 묘한 흔적을 남기며 사라졌다. '306호'는 반드시 그녀를 만나야만 한다. 하고 싶은 말도 듣고 싶은 말도 반드시 받아야 할 것도...

연출의도 전세 보증금 미반환 사건의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을 조명하여 이

시놉시스   전세 보증금 미반환 사건의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을 조명하여 이 사회의 법은 무엇이고 상식이 무엇인지 질문하고자 한다.

프로그램노트   '너에게 닿기를'이라는 제목을 포털에서 검색해보면 일본의 순정만화와 영화로 제작된 작품과 우주소녀'와 '제이플라'의 곡 제목이기도 하다. 감독 역시 이러한 대중 작품을 충분히 알고 있는 듯하다. 그가 쓴 시놉시스를 보면 '꽃처럼 아름다운 사람'을 애타게 찾는 주인공의 여정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이다. 그것도 아주 내밀하고 서늘한. 2016년 감독은 한 원룸에 집을 구했다. '푸른 하늘'이라는 이름을 가진 원룸의 306호에 자리를 잡은 감독. 그리고 이 건물은 모두 한 사람의 소유로 보인다. 바로'꽃처럼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사람. 집주인이다. 그의 원룸생활은 행복하게 마무리될 거라 생각했다. 적어도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속 이야기를 꺼낼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영화는 대낮의 창 너머를 바라보며 소주병을 들이켜는 감독의 뒷모습과 그의 처절한 고백으로 시작한다. 감독이 닿고 싶은 그 사람. 내 돈을 들고 잠적한 그 사람. 바로 집주인과 연락을 하기 위해 노력한 수많은 시간에 대해 말이다. 도대체 그녀는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는 걸까? 그런데 그녀의 행위가 감독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감독은 자신과 같은 상황에 놓인 이웃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했고 그들의 사연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 이웃들 중에는 돌려받지 못한 전세 보증금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한 분도, 이제 갓 학교에 입학한 학생도 있다. 이들은 무슨 이유로 법복을 입고 덕담을 건네는 그녀와는 이렇게 연락이 닿지 않을까? 이해 안 되는 이 상황과 답답한 심정에 치미는 화는 피해자들끼리만 공유 가능하다. 결국 상황은 법적 판단으로 넘어가게 되겠지만 세입자로서의 삶이 개개인의 미래까지 저당 잡히는 상황을 감독은 복잡한 심경 고백을 통해 표출한다. 집주인의 부동산 투기의 끝에는 무엇이 남는 것인가? 연락이 닿지 않는 그녀의 메시지 프로필 저 너머에는 행복을 추구하는 다른 사람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아무도 행복해지지 않는 이 상황은 누가 만들어 낸 것인가? 포털에 '전세 사기'를 검색을 해보면 수많은 피해자와 피해사례가 나오는데, '갭 투자'라고 검색하면 300채의 집주인과 슈퍼 리치의 바이블이 나온다. 2022년 대한민국에서 보이는 이 간극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영화는 꼬리를 무는 답답한 질문 속에서 감독 개인의 가슴 아픈 고백을 통해 서늘하고 천박한 자본주의의 이면을 고스란히 드러나는 듯하다. (박성림)

상영 후 토크┃이준상

스릴러라고 단정 지어 시작은 하지 않았었던 것 같아요. 컷을 더 쪼갰을 때 스릴러적인 면이 있었는데 드라마적인 면을 살려보고 싶어서 연출을 했고 소리를 넣기보다는 빼는 방향으로 했어요. 그게 좀 더 집중이 된다라는 생각을 했고 주인공이 말이 없기 때문에 관객 입장에서 동조할 수 있는 느낌이 들게 하기 위해서 최소한의 사운드만 가져가려고 했어요.


어떤 집을 탐하는 주인공을 소재로 쓰고 싶어서 입주 청소를 하는 원우라는 캐릭터를 만들게 됐어요. 새집을 청소를 하면서 자기 집인 것처럼 행동을 하잖아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었거든요. (...) 영제가 The Nest였던 건 저희집 청소를 하다 비둘기 둥지를 발견했는데 모르는 사이에 누가 저의 집에 얹혀사는 거예요. 이 존재도 집 없이 이렇게 둥지를 들고 사는구나. 그 처지가 저랑 같다고 생각을 했어요.


배선희 배우님의 역할은 연상 아내 느낌으로 주도적인 캐릭터로 설정을 했었어요. 그리고 얘기 나오는 김에 드리고 싶은 말씀은 오늘 백상 예술대상 했었는데, (배선희 배우님이) 연극을 주로 많이 하시거든요. 근데 오늘 연극 부문에서 상을 받으셔서 더 승승장구하셨으면 좋겠어요.

상영 후 토크┃서한솔

방에서 대사를 읊어보고 상황도 상상해 보는데 부모님께서 과일을 먹으라, 밥을 먹으라, 리모콘 어딨냐... 방해를 하셔서 불만이 있었어요. 근데 제가 20년도에 찍었던 영화의 주인공 배우님과 대화를 하다 보니까 배우님도 연기영상을 찍으면 어머니께서 그 전이 더 좋았다. 이런 식으로 피드백 해주시고 그래서 스트레스 받아서 자취를 하게 되었다고 하시더라고요 모두에게 이런 일이 있구나. 주인공이 배우라면 방해받는 것을 더 잘 표현할 수 있겠다, 생각이 들어서 기획했습니다.


진짜 비밀인데요. 녹음기를 켜고 진짜 주인공한테 빙의 됐다고 생각하고 저는 아무 말이나 뱉어봅니다. 아무도 없을 때 해야 되는데요. 아무 말이나 해보고 나중에 그걸 들어보면서 버릴 대사는 버리고 괜찮은 대사는 뽑아서 시나리오에 녹여서 쓰고. 중요한 대사는 어떻게 말하는 게 자연스러울까를 많이 생각해서 혼자 계속 중얼중얼 해봐요. 제가 계속 직접 말해보는 것 같아요.


엔딩에 나왔던 연기영상은 청대가 어딘가에 보낸 영상이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배우님들이 영상을 보내면 보통 휴대폰으로 찍기 때문에 사이즈가 되게 작거든요. 그런 부분을 현실적으로 반영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배우의 영상을 옆에 조그맣게 트는 느낌으로 했어요.

상영 후 토크┃손호목

영화를 만든 계기라든가 동기 같은 게 영화 안에 어느 정도 설명이 된 것 같은데요. 일단은 제목 같이 ’너‘에게 닿기를 원해서 시작하게 됐고 닿기를 원하는 방법 중에 법원 같은 데도 있었지만 별로 소용이 없었고요. 워낙 답답한 마음에 이걸 어떻게 해보면 좋을까 해서 하나의 도구인 영화를 통해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저 때 화가 거의 머리끝까지 차 있는 상황이라서 어떻게 하면 좀 효과적으로 풀어볼까 생각하는 와중에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에서 차라리 다 고해성사하듯이 드러내 버리자, 모르겠다. 이런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결국 그런 감정들이 이제 이 영화를 해야만 하게끔 저를 몰아붙인 것 같아요.


이 사람을 속된 말로 어떻게 하면 엿이라도 한번 먹여볼까 생각을 좀 하고 있었거든요. 사실 원룸이라서 냉장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쪽 재산입니다. 그래서 이거라도 (가져가자)... 그렇게라도 해서 나한테 연락을 해라 이거였죠. 그곳이 1인 가구가 많은 골목인데 근처에 원룸 임대라든지 이런 것도 많이 적혀 있거든요. 어떤 고행길이랄 수도 있고요. (냉장고는) 차에 실어 그냥 옮기면 되거든요, 사실.